2025년 대형 산불과 국지성 폭우, 산은 왜 이렇게 아플까?
올여름, 강원도와 경북에서 이어진 대형 산불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전에, 며칠 뒤 폭우로 산사태 위험이 커졌다는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불길이 휩쓸고 간 산자락은 그대로 비에 노출됐고, 마을 주민들은 또 다른 재난을 걱정해야 했죠.
“왜 이렇게 자연이 거칠게 변했을까?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산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오늘은 산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부터 왜 산불과 폭우가 이렇게 큰 재난이 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조산 운동, 산의 탄생 이야기
산은 그냥 땅이 불쑥 솟아오른 게 아닙니다. 지질학에서는 이것을 ‘조산 운동’이라고 부르죠. 조산 운동은 지구 내부의 판이 서로 부딪히고 밀어올리면서 생기는 지각 변동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히말라야산맥인데, 인도판이 유라시아판과 충돌하며 수천만 년에 걸쳐 형성됐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조산 운동의 흔적이 뚜렷합니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은 먼 옛날 판의 충돌로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지질학적으로 귀중한 자료를 품고 있습니다ㅠ. ‘경상누층군’처럼 다양한 변성암·퇴적암 지층이 분포해 있죠. 한 마디로, 산은 지구의 숨결과 역사가 새겨진 살아있는 지질 박물관입니다.
산불이 할퀴고 간 숲, 그리고 폭우의 위험
하지만 이 소중한 산들이 지금 위협받고 있습니다. 2025년 봄,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겹치면서 강원과 경북 산간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소나무림과 낙엽송이 밀집된 지역은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고, 불에 탄 토양은 나무 뿌리층이 사라져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산불 피해 직후 쏟아진 국지성 폭우는 산사태 위험을 크게 높였습니다. 숲이 사라진 산은 빗물을 머금지 못하고 급격하게 흘려보내며 토사가 무너져 내립니다. 실제로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경보가 잇따라 발령되었고, 주거지와 도로가 위협받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산림청의 역할과 재난 후 복원 과정
이러한 상황에서 산림청은 재해 대응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산불 진화뿐만 아니라 피해 이후의 산림 복원 계획, 토사 유실 방지, 재조림 계획 수립 등이 그들의 주요 임무입니다. 특히 피해 지역의 벌채와 안정화 조치, 침엽수 위주의 숲을 혼효림으로 전환하는 정책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장기 전략이기도 합니다.
2025년 현재, 산림청은 드론과 위성을 활용한 산불 감시체계, AI 기반 산사태 경보 시스템 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과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숲을 지키는 데에는 결국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함께해야 합니다.
식목일, 나무의 진짜 가치
4월 5일 식목일. 한때 공휴일이었던 이 날이 이제는 학생들에게조차 낯선 단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식목일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날이 아니라, 최소한 1년에 하루는 자연과 지구를 떠올리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나무 한 그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가치를 지닙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하며, 비가 오면 흙이 씻겨 나가지 않도록 붙잡아 주고, 산사태를 막아주는 천연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또 숲은 수많은 생물의 서식지이자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도시의 공기 청정기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강원 산불처럼 대규모 피해를 입은 숲이 완전히 복원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립니다. 조기 조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나무를 심지 않더라도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길가의 나무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 그 작은 행동이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환경의 출발점이 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산, 그리고 미래
산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지구의 역사와 생명을 품은 보호막입니다. 조산 운동으로 탄생한 산은 오늘날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 산림청의 역할을 지지하고
- 숲 복원에 참여하며
- 산불 이후의 위기를 직시하는 것
그리고 매년 4월, 나무를 심으며 그 가치를 되새기는 일입니다.
그렇게 해야 더 푸르고 안전한 산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습니다.
올해 봄 산불과 여름 폭우를 겪은 산들은 아직도 회복 중입니다.
그 산이 다시 푸르게 살아날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과 행동이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구과학 톡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석이 문화를 품다 – 화성암·퇴적암·변성암과 반구천 암각화 이야기 (1) | 2025.07.26 |
---|---|
날씨 변화의 진짜 원인! 지구 자전과 공전이 만드는 계절과 낮밤 이야기 (9) | 2025.07.26 |
동해에 상어가?! 해류 흐름과 우리 바다의 놀라운 변화 이야기 (5) | 2025.07.26 |
지구온난화와 폭염의 진짜 원인? 온실효과로 보는 찜통더위의 과학 (3) | 2025.07.25 |
지진은 왜 생기고, 진도와 규모는 어떻게 다를까? (5) | 2025.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