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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탄생과 조산운동, 산불·폭우로 본 지질 재해

by 알뜰스냅 2025. 7. 25.

2025년 여름, 우리나라는 또다시 대형 산불과 국지성 폭우라는 극단적 기후의 이중고를 겪었다. 강원도와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수천 헥타르의 산림을 앗아갔고, 뒤이어 내린 폭우는 산사태 위험을 증폭시켰다. 자연은 왜 이토록 거칠게 반응하는 걸까? 그리고 우리는 이 산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조산 운동, 산의 탄생 이야기
‘산’은 단순히 땅이 솟아오른 것이 아니다. 지질학에서는 이를 조산 운동이라 부른다. 조산 운동은 지구 내부에서 발생하는 판의 경계 충돌에 의해 발생하며, 대표적인 예가 히말라야산맥이다. 인도판이 유라시아판을 밀어올리면서 수천만 년에 걸쳐 히말라야가 형성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조산 운동의 흔적은 뚜렷하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은 먼 과거의 판 운동 결과이며, 지질학적으로는 ‘경상누층군’ 등 다양한 변성암, 퇴적암들이 분포해 있다. 즉, 산은 지구의 오랜 호흡이 남긴 기록이자, 살아있는 지질 박물관이다.

산불이 할퀴고 간 숲, 그리고 폭우의 위험
그런데 이 소중한 산이 최근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2025년 봄 강풍과 건조한 기후가 겹치며 발생한 산불은 대규모로 확산됐다. 특히 소나무림과 낙엽송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고, 산림의 토양층이 불에 타면서 지표를 고정하던 뿌리층이 사라졌다.

이후 쏟아진 국지성 폭우는 산사태 위험을 극대화했다. 나무가 없어진 산은 물을 머금지 못하고, 빗물이 급격히 흘러내려 토사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로 산불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산사태 경보가 빈번하게 발령되고 있으며, 이는 주거지와 도로에까지 위협이 되고 있다.

2025년 7월 경북 산청 또는 영천 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

산림청의 중요성과 재난 후 복원 과정
이러한 재해 대응의 최전선에는 산림청이 있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는 물론, 피해 이후의 산림 복원 계획, 토사 유실 방지, 재조림 계획 수립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산불 후 벌채 및 안정화 조치, 침엽수 중심의 숲을 혼효림으로 전환하는 정책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장기 전략으로도 주목받는다.

2025년 현재, 산림청은 드론·위성기반 산불 감시체계, 산사태 발생 시 AI 기반 경보 시스템 등을 확대하며 디지털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식목일, 다시 생각해보는 나무의 가치
4월 5일 식목일. 한때는 공휴일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식목일’이라는 단어조차 낯설다. 하지만 우리는 이 날을 단순히 나무를 심는 날이 아닌, 일 년에 단 한 번이라도 자연을 떠올리고 지구를 돌아보는 날로 다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나무 한 그루가 우리 삶에 주는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것뿐 아니라, 비가 오면 흙이 쓸려 나가지 않도록 뿌리로 붙잡아주고, 산사태나 침식을 막는 천연의 방어막 역할도 한다. 또한 숲은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이며, 미세먼지를 줄여 도시의 공기질도 개선시킨다.

2025년 강원 산불처럼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숲이 복원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래서 조기 조림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나무를 꼭 심지 않더라도, 오늘 하루쯤은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창밖의 나무들을 바라보며 고마움을 느껴보는 것. 그 작은 의식의 변화가 나와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환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제 식목일은 ‘행사’가 아니라 ‘의식’이 되어야 한다. 자연을 생각하는 하루,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산, 그리고 미래
산은 단지 자연의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지구의 역사를 품고 있으며, 우리 삶을 지키는 최전방이다. 조산 운동으로 탄생한 이 거대한 구조물이 오늘날에는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산림청의 역할을 지지하고, 숲의 복원에 참여하며, 산불 이후의 위기를 직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년 4월, 다시금 나무를 심고 그 가치를 되새기며 다음 세대에 더 푸르고 안전한 산을 물려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