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24시간이라는 시간을 살아갑니다.
늘 같아 보이죠. 하지만 과학자들의 정밀한 관측에 따르면, 지구의 자전 속도가 아주 조금씩 변하고 있고, 그로 인해 하루의 길이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최근 지구는 예전보다 더 빠르게 자전하고 있고, 실제로 2025년의 하루는 이전보다 더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단순한 천문현상이 아닙니다. 지구의 자전속도 변화는 빙하의 녹음, 해수면 상승, 나아가 기후 변화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지구 자전속도 변화’라는 과학적 주제를 기후 위기라는 현실과 연결지어 천천히, 쉽게 풀어보려 합니다. 조금 낯설게 느껴져도, 끝까지 읽고 나면 지구가 보내는 또 하나의 조용한 경고를 분명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빙하가 녹으면, 지구가 더 빨리 돈다?
지구는 둥글고 회전하는 거대한 공입니다. 회전 속도는 일정할 것 같지만, 지구 내부와 표면의 질량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바로 극지방의 빙하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급격하게 녹고 있습니다. 녹은 물은 바다로 흘러들고, 지구 전체의 질량 분포가 변화하게 됩니다. 이 변화는 마치 피겨스케이터가 팔을 몸에 붙이면서 회전 속도가 빨라지는 원리와 유사합니다. 즉, 지구의 자전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세하게 속도를 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과학자들은 이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해내고 있습니다.
❄️ 위성이 밝혀낸 지구의 ‘비틀림’
이런 미묘한 변화를 어떻게 측정하냐고요? 바로 위성과 초정밀 원자시계 덕분입니다. NASA와 유럽우주국 등이 운영하는 GRACE 위성은 지구의 중력 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합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지구 내 수분 이동, 빙하 감소, 지하수 사용량 증가 같은 정보가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극지방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들면서 지구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포착되었고, 그에 따라 지구의 자전축과 회전 속도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 ‘윤초’를 뺄 날이 올 수도?
이러한 변화는 단지 과학자의 관심을 넘어서 국제 시간 체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의 시간은 원자시계를 기준으로 한 세계표준시(UTC)를 따르는데, 지구 자전과 기준 시간이 어긋나면 이를 조정하기 위해 ‘윤초(閏秒)’를 넣거나 빼는 방식을 씁니다. 그동안은 지구 자전이 느려지는 쪽이 많아 윤초를 추가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반대로, 윤초를 뺄지도 모른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6년 전후로 지구의 자전이 너무 빨라지면, 인류 역사상 첫 ‘음의 윤초(negative leap second)’가 도입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 하루가 짧아지는 추세, 어떻게 봐야 할까?
위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하루 길이는 계속 미세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기후 변화로 인한 질량 재분포, 특히 빙하의 급격한 손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변화가 수백~수천 년 단위로 일어났지만, 지금은 단 몇 년 만에 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충격적입니다.
“빙하가 녹는 건 북극의 이야기지.” “자전속도?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빙하의 손실은 해수면 상승만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자전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전 속도의 변화는 시간, 위성 GPS, 통신 시스템, 전자 금융 거래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기후 변화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지구의 하루가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숫자 놀음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빙하의 녹음, 해수면 상승, 질량 이동, 자전 변화라는 거대한 지구 시스템의 경고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낸 탄소,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북극의 녹은 얼음 조각 하나가 지구의 하루를 바꾸고 있는 지금. 이제는 정말,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참고 사이트:
https://timesofindia.indiatimes.com/science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