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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파·S파와 건물 흔들림의 관계, 내진 설계 원리

by 알뜰스냅 2025. 8. 8.

P파·S파와 건물 흔들림의 관계, 내진 설계 원리

도입: 지진 알람이 울리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까?

“삐—삐—삐—!”

스마트폰에서 재난 문자와 함께 경고음이 울립니다. 뉴스에서 보던 지진 조기경보가 바로 내 귀에 들려오는 순간, 머릿속은 순식간에 복잡해집니다.

 

‘도망가야 하나?

탁자 밑으로 들어가야 하나?

아직 안 흔들리는데…?’

 

사실 이 “아직 안 흔들리는 순간” 에 지구 속에서는 이미 거대한 에너지가 전달되고 있습니다. 바로 P파라는 지진파가 우리 발밑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죠. 그 뒤를 따라 S파가 도달하면, 비로소 우리가 느끼는 ‘흔들림’이 시작됩니다.

 

이 글에서는

  • P파와 S파의 차이와 전파 원리
  • 이 파동이 건물 흔들림과 피해 양상에 미치는 영향
  •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한계
  • 내진 설계 기술이 어떻게 지진 피해를 줄이는지

를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읽고 나면, 단순히 “지진이 무섭다”는 감정에서 그치지 않고, 왜 지진 알람이 울린 뒤에도 ‘몇 초의 시간’이 있고, 어떤 건물이 더 취약하며, 기술이 어떻게 사람을 지키는지까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P파와 S파: 지진파의 두 주인공

지진이 발생하면, 땅속의 암석이 갑작스럽게 부서지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사방으로 퍼져나갑니다. 이 에너지를 전달하는 파동이 지진파입니다. 지진파는 크게 P파(Primary wave)S파(Secondary wave)로 나눌 수 있습니다.

  • P파 (종파, Longitudinal wave)
    • 전파 속도: 약 5~8 km/s (육상 지각 기준)
    • 전달 방식: 용수철처럼 앞뒤로 압축·팽창하며 진행
    • 특징: 고체·액체·기체 모두 통과 가능
    • 우리 감각: 순간적인 ‘쿵’ 하는 진동, 빠른 전달
  • S파 (횡파, Transverse wave)
    • 전파 속도: 약 3~4 km/s (P파보다 느림)
    • 전달 방식: 수평·수직 방향으로 흔들림 전달
    • 특징: 고체에서만 진행 가능
    • 우리 감각: 좌우 또는 위아래로 느껴지는 큰 흔들림

P파가 먼저 도달하고, 몇 초 후 S파가 도착하는 시간 차를 P–S 간격이라고 부릅니다. 이 간격이 길수록 진앙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며,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은 이 원리를 이용해 경보를 발령합니다.

몇 초의 차이가 생명을 지킨다 — P파·S파와 내진 설계의 과학
몇 초의 차이가 생명을 지킨다 — P파·S파와 내진 설계의 과학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한계

지진 조기경보(EEW, Earthquake Early Warning)는 P파가 S파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이용합니다.

  1. 감지 – 전국에 설치된 지진계가 P파를 포착
  2. 분석 – P파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진 규모·위치 추정
  3. 발령 – S파가 도달하기 전, 예상 진동 강도에 따라 경보 발송
  4. 대피 – 남은 몇 초~수십 초 동안 대피

하지만 한계도 존재합니다. 진앙이 너무 가까우면 경보보다 S파가 먼저 도달할 수 있고, 해저 지진이나 복잡한 지질 구조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평균 5~10초, 멀리 떨어진 경우 최대 30초의 대피 시간을 벌어 주어 인명 피해를 크게 줄입니다.

건물 흔들림과 공명 현상

S파가 도달하면 건물은 고유 진동 주기에 따라 흔들립니다. 문제는 지진파의 주기와 건물의 고유 진동 주기가 같아질 때 발생하는 공명입니다.

  • 저층 건물 – 진동 주기 짧음, 짧은 주기의 지진에 취약
  • 고층 건물 – 진동 주기 김, 긴 주기의 지진에 취약

1985년 멕시코시티 지진에서는 고층 건물의 고유 진동 주기와 S파 주기가 일치해, 도심 고층 빌딩 피해가 컸던 반면, 진앙 근처 저층 건물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내진 설계의 원리

  • 강도 설계 – 재료 자체를 튼튼하게
  • 연성 설계 – 붕괴 없이 변형하도록 설계
  • 면진(Base Isolation) – 건물과 기초 사이에 완충 장치 설치
  • 제진(Damping) – 댐퍼로 진동 에너지 흡수

대표 사례로, 일본 도쿄 스카이트리는 제진 장치를 이용해 규모 7 이상의 지진에도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지진은 피할 수 없지만, 피해는 줄일 수 있습니다.


- P파와 S파의 속도 차를 이용하면 몇 초간의 귀중한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 공명 현상을 이해하면 어떤 건물이 위험한지 판단할 수 있으며,
- 내진 설계 기술은 실제로 수많은 건물을 지켜 왔습니다.

 

즉, 이번 글의 핵심은 “지진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과학과 기술로 대비할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 지식을 알고 있다면, 재난 문자 속 몇 초의 시간도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나와 주변을 지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