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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모래 색깔이 다른 이유 – 백사장 vs 흑사장, 함께 걸으며 알아봐요

by 알뜰스냅 2025. 8. 8.

해변 모래 색깔이 다른 이유 – 백사장 vs 흑사장, 함께 걸으며 알아봐요

바닷가를 걷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죠.

“왜 어떤 해변은 눈부시게 하얗고, 어떤 곳은 까맣게 반짝일까?”

그 차이는 단순한 지역별 개성이 아니라, 지구의 역사·광물 성분·바다의 힘·인간 활동이 켜켜이 쌓여 만든 결과예요.

오늘은 백사장과 흑사장의 비밀을 여행지에서 함께 걸으며 듣는 듯한 이야기로 풀어볼게요.

1) 모래가 태어나는 여정과 성분 이야기

모래는 그냥 흙이 아닙니다. 암석이 비·바람·눈·얼음·온도 변화 같은 자연의 힘에 의해 오랜 시간 깎이고 부서져 생긴 입자죠. 부서진 조각은 하천을 타고 이동해 바다에 도착하고, 파도와 해류의 리듬에 맞춰 해변에 차곡차곡 퇴적되며 모래사장을 만듭니다.

 

결국 모래의 색은 “어떤 암석이 부서져 왔는가”에 달려 있어요. 즉, 색은 모래의 출신증명서입니다.

그 출신을 알려주는 단서가 바로 광물 성분입니다.

 

대표적으로:

  • 석영(Quartz): 투명~백색. 가장 흔한 백사장 재료라 밝고 깨끗한 인상을 줍니다.
  • 장석(Feldspar): 연한 분홍~흰색. 백사장에 은근한 크림·핑크 톤을 더해요.
  • 화산암 조각: 철·마그네슘이 풍부해 어둡고 검은빛. 흑사장의 주인공.
  • 조개껍질·산호(탄산칼슘): 하얗고 반짝임이 강해 ‘눈부신 백사장’을 완성합니다.

여기에 지역의 지질과 기후, 해류의 방향이 더해져 각 해변만의 고유한 색감을 만들어냅니다.

2) 흑사장과 백사장, 왜 그렇게 다를까?

먼저 흑사장부터 볼까요? 흑사장은 화산섬에서 특히 흔합니다.

화산 분출로 생긴 현무암이 오랜 세월 풍화되면, 철·마그네슘을 포함한 검은 모래 입자들이 만들어져요. 그래서 하와이의 일부 해변이나 제주 삼양·이호 해변에선 발밑이 까만 보드라기를 밟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여름 한낮의 흑사장은 태양열을 잘 흡수해 맨발로 걷기 뜨겁다는 것도 흑사장의 전형적인 체감 포인트죠.

 

반대로 백사장은 석영과 탄산칼슘이 풍부한 곳에서 탄생합니다. 산호·조개껍질이 부서진 미세한 가루가 햇빛을 강하게 반사해 눈부신 하양을 띠죠. 몰디브, 세이셸, 보라카이처럼 산호 해안이 발달한 지역의 백사장은 사진만 찍어도 화면이 ‘번쩍’할 정도로 밝습니다.

백사장은 석영·산호, 흑사장은 화산암·현무암으로 형성된 해변 모래 색깔 비교 [사진 출처: 챗GPT AI 생성]
백사장은 석영·산호, 흑사장은 화산암·현무암으로 형성된 해변 모래 색깔 비교 [사진 출처: 챗GPT AI 생성]

3) 바다가 매일 다시 그리는 색 – 침식과 퇴적의 리듬

해변의 색은 고정된 벽지가 아니에요. 계절풍이 바뀌면 모래 공급 방향이 달라지고, 해류가 조금만 변해도 다른 성분의 모래가 섞입니다. 겨울철 거센 파도는 모래를 바다로 끌고 가고, 잔잔한 계절에는 다시 해변 쪽으로 밀어 올립니다. 그 과정에서 모래의 양·입자 크기·색이 미묘하게 달라지죠.

  • 하와이 푸날루우: 화산섬의 전형적인 흑사장. 파도 세기와 방향에 따라 검은 모래의 분포가 바뀌곤 해요.
  • 몰디브: 산호기원 백사장의 성지. 해류 변화로 밝기의 느낌이 계절마다 은근 다릅니다.
  • 제주 협재: 백사장과 현무암 지형이 공존해, 걷는 동선에 따라 ‘밝음↔어두움’ 대비가 살아나요.

인간의 손길도 색을 바꿉니다. 침식이 심한 해변은 해변 복원을 위해 외부 모래를 투입하기도 하는데, 이때 원래의 색·질감·입도와 다른 모래가 들어오면 해변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어요.

4) 눈으로 느끼는 색 – 빛의 반사·흡수와 희귀한 컬러 해변

같은 태양 아래서도 모래가 다르게 보이는 이유, 바로 빛의 물리입니다. 밝은 모래(석영·탄산칼슘)는 빛을 잘 반사해 하얗고 시원하게 보이고, 검은 모래(현무암 기원)는 빛을 흡수해 어둡고 깊게 보입니다. 그래서 한여름 백사장은 맨발 산책이 비교적 가능하지만, 흑사장은 “앗 뜨거!” 소리가 절로 나죠.

세상엔 색으로도 희귀한 해변이 있습니다. 여행 버킷리스트에 살짝 올려볼까요?

  • 녹색 모래 – 하와이 파파콜레아: 올리빈이라는 감람석이 풍부해 병호색 빛을 냅니다.
  • 분홍 모래 – 버뮤다·엘리프랜트: 붉은 산호·홍조류 파편이 하얀 모래와 섞여 로즈빛 해변을 만들어요.
  • 적색 모래 – 호주 일부 해안: 철분이 많은 암석이 풍화되어 붉은 톤을 입힙니다.

한편 기후변화도 해변의 색과 모양을 바꿉니다. 해수면 상승·강한 폭풍우의 빈도 증가로 모래가 빠르게 유실되고, 산호가 약해지면 백사장을 밝게 유지하던 탄산칼슘 공급도 줄 수 있죠. 색은 결국 지질·생태·기후가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물입니다.

5) 여행자의 체크리스트 – 즐기는 방법과 지켜야 할 약속

색을 즐기는 여행 팁을 적어볼게요. 백사장은 사진의 노출을 살짝 낮추면 디테일이 살아나고, 흑사장은 역광에서 반짝이는 윤광을 잡아내면 드라마틱한 톤이 나옵니다. 걷기에는 백사장이 편하지만, 흑사장은 여름 낮 시간엔 샌들이 거의 필수예요.

  • 백사장 명소: 몰디브·세이셸·보라카이 화이트비치 – 산호기원 특유의 눈부신 톤
  • 흑사장 명소: 제주 삼양·이호, 하와이 푸날루우, 아이슬란드 비크 – 현무암의 깊은 컬러

그리고 정말 중요한 약속 하나.

모래는 가져가지 않기.

 

몇몇 지역은 법으로 반출을 금지하고 벌금을 부과합니다. 무엇보다 모래는 해안 생태계의 집이에요. 한 줌이 사라지면 어린 바다생물의 서식 공간도 함께 줄어듭니다. 가장 좋은 기념품은 사진과 기억, 그리고 다음 사람을 위한 그 자리 그대로랍니다.


모래 한 알에 담긴 지구의 시간

백사장과 흑사장은 색이 다른 두 장면이 아니라, 지질학·해양학·생태·기후가 함께 빚어낸 한 편의 이야기예요. 다음에 해변을 걷는다면 발아래 모래 한 알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바람과 파도를 건너왔는지 상상해 보세요. 아마 발걸음이 더 천천히, 더 소중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