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화산이 터졌다.. 백두산은 정말 안전할까?
화산, 그 안에 숨겨진 지구의 호흡을 보다
우리가 지구과학 시간에 한 번쯤 배웠던 단어, 화산.
중학교 과학이나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에서 “지각의 운동”이나 “판 구조론” 단원에서 접했던 기억이 떠오르실지도 모릅니다. 당시에는 그저 시험을 위한 용어였지만, 최근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의 실제 분출 모습을 뉴스로 접하면서 다시금 ‘화산’이라는 단어가 우리 삶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그때 배운 교과 지식을 토대로, 화산의 기초 개념부터 실제 사례(하와이, 백두산, 일본), 그리고 화산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알기 쉽게 정리해보려 합니다.
🔸화산은 어떻게 생겨나고 어디에서 발생할까?
지구 내부는 마그마라고 불리는 고온의 액체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 마그마가 지각의 틈을 타 지표면으로 솟구쳐 오르면 ‘화산’이 형성됩니다. 이런 과정은 대부분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에서 일어납니다.
※ 중학교 과학에서는 이를 '판의 경계'라 설명하고, 고등학교 지구과학에서는 '발산형 경계', '수렴형 경계', '핫스폿'이라는 용어로 더 자세히 배우게 됩니다.
· 발산형 경계에서는 지각이 벌어지며 마그마가 솟아오르고
· 수렴형 경계에서는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들어가면서 마그마가 생성됩니다.
· 핫스폿은 판 내부 특정 지점에서 맨틀 기둥이 솟아오르는 지역으로, 하와이 제도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 화산은 그 모양에 따라서도 구분되는데, 고등학교 지구과학 I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순상화산: 경사가 완만하고 넓게 퍼진 형태. 마그마의 점성이 낮아 조용히 흘러나옵니다. 대표적으로 하와이 마우나로아나 킬라우에가 여기에 속하죠.
· 층상화산: 급경사를 가진 산 형태로, 점성이 높은 마그마가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화산재와 용암이 층을 이루며 쌓입니다. 백두산, 후지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 혼성화산: 위 두 가지 특성이 혼합된 형태로, 다양한 분화양상을 보입니다.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 지구의 심장이 다시 뛴 순간
2024년 12월부터 2025년 중반까지,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Kīlauea)이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25년 5월 25일에는 최대 300m 높이의 용암 분출이 발생했고, Halemaʻumaʻu 분화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용암 호수가 형성되었습니다. 이틀 뒤인 6월 11일에는 100m 이상 솟구친 분출과 함께 ‘가스 피스톤 현상’이라는 독특한 움직임도 관찰됐습니다. 이는 마그마 표면의 가스 기포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주기적인 분출을 만들어내는 현상입니다.
이번 분출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인근 지역에서는 다음과 같은 간접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하루에 약 83,000톤에 달하는 이산화황(SO₂)이 배출되며 'Vog(화산성 스모그)' 형성
호흡기 질환 증가와 대기 질 악화
관광객의 절벽 추락 사고 발생
관측소 예산 삭감 이슈로 인한 모니터링 위축 우려
하와이 화산은 조용히 흐르는 용암으로 유명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대기와 건강에 매우 민감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례로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ttps://cdn.jwplayer.com/previews/SBmLHUe2
Kilauea volcano erupting with gigantic fountains of lava
Hawaii's Kilauea volcano has been erupting with fountains of lava, the likes of which haven't been seen in around 40 years. On Sunday (May 25), some of these lava fountains shot up more than 1,000...
cdn.jwplayer.com
영상 출처: LiveScience (www.livescience.com)
🔸백두산과 한라산 – 우리나라에도 화산이 있다
‘우리나라엔 화산이 없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백두산과 한라산, 이 두 산은 모두 화산입니다.
백두산은 중국과 북한의 경계에 있는 거대한 칼데라형 층상화산입니다. 946년 일어난 ‘천년 대분화’는 일본 북부까지 화산재를 날려보냈고, 화산폭발지수(VEI) 6~7로 기록되는 초대형 분출이었습니다. 이후 1903년 소규모 분출 이후로는 조용한 상태지만, 최근 들어 온천수 온도 상승, 지진, 지열 활동 등이 포착되며 학계에서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라산은 제주도 중심에 우뚝 솟은 순상화산입니다. 용암이 넓게 퍼지며 완만한 산세를 이룬 전형적인 화산 지형이며, 화산활동은 수만 년 전까지는 활발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는 휴화산으로 분류되며 특별한 활동 조짐은 없지만, 그 자체로도 지질학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대상입니다.
🔸일본의 화산 – 사쿠라지마, 운젠산, 후지산
일본은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위치한 국가로,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화산 밀집 지역입니다.
특히 아래 세 화산은 역사적으로도 많은 기록과 피해를 남겼습니다.
사쿠라지마: 규슈 남부에 위치한 활화산으로 2025년에도 3,000m 상공까지 화산재가 분출되며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인근 도시에서는 화산재 피해와 대기오염을 겪고 있습니다.
운젠산: 1991년, 용암 돔이 붕괴되며 대규모 화쇄류가 발생해 4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참극이 있었습니다. 이는 화산재와 암석, 가스가 혼합된 고온의 흐름으로 순식간에 마을을 덮쳐버리는 매우 위험한 현상입니다.
후지산: 일본의 상징이자 활화산. 1707년 후에이 분화 당시 도쿄까지 화산재가 날아가며 농업과 대기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현재는 잠잠하지만, 수도권과 가까워 재분출 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됩니다.
🔸화산은 단지 산이 아니다 – 기후, 생태계, 우리의 삶까지
화산 분출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닌, 지구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작용입니다.
대규모 폭발은 대기권 상층에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를 퍼뜨려 지구의 평균 기온을 낮추는 ‘자연적 기후 냉각’ 현상을 일으키기도 하며, 농작물 피해, 건강 문제, 항공기 운항 차질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백두산처럼 ‘조용한 활화산’은 더욱 무섭습니다. 겉보기엔 평화로워도 내부에서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처럼 분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국민 재난 대비 교육과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지구는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호흡하고 있습니다.
그 호흡의 일부가 바로 화산입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작은 지식들이 현실 속 재난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경이롭고도 두려운 자연의 심장, 화산. 우리는 그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