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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포장 갈라짐의 과학 – 여름과 겨울에 왜 다르게 생길까?

알뜰스냅 2025. 8. 8. 15:55

도로 포장 갈라짐의 과학 – 여름과 겨울에 왜 다르게 생길까?

여름 한낮, 달궈진 아스팔트를 걸어가다 보면 표면이 울퉁불퉁 솟아오르거나 미세한 틈이 벌어진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이 틈은 더 넓어지고, 그 속에 얼음이 끼거나 심한 경우 도로가 움푹 패이기도 하죠. 운전자는 타이어 손상을 걱정하고, 보행자는 발을 헛디딜까 조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계절에 따라 도로 갈라짐의 모습이 달라질까요? 답은 바로 지구과학의 기본 원리인 열팽창·수축동결·융해 작용에 있습니다.

여름철 아스팔트와 열팽창·수축

아스팔트는 모래, 자갈, 그리고 석유 부산물인 역청이 혼합된 복합 재료입니다. 여름철 기온이 35℃를 넘으면 아스팔트 표면 온도는 60℃ 이상까지 치솟습니다. 이때 재료 내부의 입자 간 간격이 벌어지면서 팽창이 일어나고, 해가 지면 다시 식으며 수축합니다.

이 팽창·수축이 반복되면 내부에 미세 균열이 생기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커집니다. 특히 일교차가 큰 날씨에서는 팽창과 수축의 폭이 커져 손상이 더 빨라집니다.
여름철 아스팔트가 약간 물러져 표면 자갈이 밀려나거나 울퉁불퉁한 소성변형(Plastic deformation)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겨울철 동결·융해 작용

겨울철 도로 손상의 핵심 원인은 동결·융해 작용(freeze-thaw cycle)입니다. 미세 균열 속으로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이 스며들면, 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질 때 물이 얼어 부피가 약 9% 팽창합니다. 이 팽창력이 균열 벽을 밀어내 틈을 더 크게 만듭니다.

낮에 얼음이 녹아 물이 틈 속으로 재진입하고, 밤에 다시 얼어 팽창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작은 금이 큰 균열로 확대됩니다. 결국 표면이 떨어져 나가 포트홀(pothole)이 만들어지죠.
우리나라처럼 겨울에 영상과 영하를 반복하는 날씨가 잦은 지역에서는 이 피해가 특히 심합니다.

도로포장 갈라짐 - 여름과 겨울에 왜 다르게 생길까?
도로포장 갈라짐 - 여름과 겨울에 왜 다르게 생길까?

지역 기후에 따른 도로 손상 차이

  • 한랭 건조 지역: 동결·융해는 적지만 겨울철 수축으로 인한 선형 균열이 길게 형성됩니다.
  • 온난 습윤 지역: 강수량이 많아 물이 균열 속으로 스며들고, 동결·융해 작용이 활발해 포트홀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 고온 지역: 여름철 극심한 열팽창으로 표면이 물러져 변형되며, ‘블로업(blow-up)’이라는 융기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과학적 예방과 관리 방법

  • 배수 설계 강화: 빗물과 녹은 물이 틈에 스며들지 않도록 경사와 배수로 설계
  • 온도 변화 대응 재료 사용: 열팽창 계수가 낮고 유연성이 높은 아스팔트 혼합물 적용
  • 균열 실링(Sealing): 미세 균열을 조기에 메워 동결·융해 작용 차단
  • 정기 점검 및 보수: 계절별 특성에 맞춘 유지보수 계획 실행

이런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도로 손상은 빠르게 진행되고, 수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생활 속 지구과학

도로 갈라짐을 단순히 ‘관리 부실’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 이면에는 물질의 열팽창·수축, 물의 상태 변화, 기후 특성이라는 지구과학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다음 번 겨울철 포트홀이나 여름철 울퉁불퉁한 포장을 볼 때, 그것이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자연의 물리 실험 결과물임을 떠올려 보세요. 이해와 대비는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 환경을 만드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