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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압이 내려가면 통증이 올라간다? 비 오는 날 몸이 아픈 이유

알뜰스냅 2025. 8. 4. 20:10

기압이 내려가면 통증이 올라간다? 비 오는 날 몸이 아픈 이유

기압이 내려가면 통증이 올라간다? 비 오는 날 몸이 아픈 이유

비가 오면 아픈 건 기분 탓일까, 몸의 신호일까?

“비가 오려나 봐, 허리가 쑤신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입니다. 날씨가 흐려지거나 비가 내릴 때 몸이 뻐근하고, 관절이나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경험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죠.

 

이 현상, 단순한 심리적 착각일까요? 아니면 정말로 날씨가 통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과학적 이유가 있을까요?

실제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고, 그 결과에 따르면 기압과 습도 변화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통증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연구마다 결과도 엇갈리는 만큼 이 주제는 여전히 과학적으로 탐구되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상학과 생리학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중심으로, 비 오는 날 통증이 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외 연구 결과들과 다양한 과학적 가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기압이 떨어지면 왜 관절이 아플까?

기압은 대기가 지표에 미치는 압력입니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때는 기압이 평소보다 낮은 ‘저기압’ 상태가 되며, 이는 인체에도 작용합니다.

2025년 일본 Terajima 연구팀은 저기압 상태에서 실험 동물들의 신경세포 활동이 증가하고, 통증 민감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관절 속 조직이나 근육 주변이 부풀어 오르며 신경을 자극하고, 특히 만성 질환이나 염증이 있는 사람에게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기전과 연결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시드니대학교가 진행한 15,000명 규모의 메타분석에서는 기압과 통증 사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즉,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통증 악화를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 퇴행성 관절염, 디스크 질환 등 기존 관절 문제 보유자
  • 만성 통증 환자 및 노년층
  • 기압 민감성이 높은 체질

습도와 수분 대사, 통증에 영향을 미칠까?

기압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는 바로 ‘습도’입니다. 비가 내리기 전후로 습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이 또한 신체에 물리적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2020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연구에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13,000명 이상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날씨와 통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습도와 낮은 기압이 동시에 높을 때 통증 발생 빈도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또한 유럽의 EPOSA 연구에 따르면, 고령의 골관절염 환자 중 약 67%가 날씨 변화에 따라 통증 민감도가 달라진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들은 습한 날씨에 관절 주변 조직이 부풀고 뻣뻣해지며 통증이 심해졌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면, 미국 CMS 자료 기반의 대규모 분석에서는, 비 오는 날과 요통 발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 없음이라는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즉, 이런 현상은 일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기상통’일 가능성이 높고, 개인의 건강 상태, 체질, 스트레스 반응 등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심리적 요인도 간과하지 말자

날씨가 몸에 영향을 준다고 했을 때, 단지 물리적인 요소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심리적인 영향도 상당합니다.

흐린 날씨, 비 오는 소리, 햇빛 부족은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유발하고, 이는 통증 민감도를 더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압 변화가 뇌의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주어 기분 조절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분의 저하가 다시 통증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통증이 심할수록 우울감이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신체 통증을 단순히 물리적인 원인으로만 보지 않고, 심리적, 정서적 요인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 실내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너무 습하거나 건조하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 스트레칭, 요가, 가벼운 산책 등으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합니다.
  •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식사로 체내 대사를 활성화합니다.
  • 통증이 심할 경우 전문가 상담이나 물리치료, 온찜질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날씨 변화가 모든 사람의 통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부에게는 실제로 불편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그것이 생리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는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몸 상태를 꾸준히 관찰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비 오는 날 허리가 아프든, 머리가 무겁든 간에,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건강한 생활을 통해 스스로를 잘 돌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주요 참고 논문 및 자료 링크